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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트러진 마음, 흔들리는 사랑, 진짜 같은 사랑의 영화 <무뢰한>

by 알리뷰~ 2023. 3. 27.

1. 떨어지는 벚꽃같이 정처없이 흔들리는 사랑

벌써 3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한 해의 시작을 맞은 지가 엇그제 같은데 벌써 3개월이 지났다니 정말 믿기지 않을만큼 시간이 빨리 지나갑니다.

봄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는 특이하게 전국에서 동시에 벚꽃이 피는 것 같습니다. 

여느 해 같으면 남해부터 시작해서 전주로 대전으로 그리고 서울로 올라가며 세상을 분홍꽃으로 물들이는데

올해는 전국에서 팝콘 터지듯 한꺼번에 터져버리네요.

 

오늘은 영화 <무뢰한>의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화사하고 샤방스러운 꽃들이 피어나는 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영화입니다. 

영화에는 낮은 대사와 침묵이 서로 일정한 비율로 공존하고 있습니다. 흑백영화로 만들어졌으면 더 멋있고 아름다웠겠다고 생각들 정도로 영화는 이 봄과는 어울리지 않게 무겁고 음습하고 어둡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이 봄날에 이 영화를 보는 것이 더 매력적이고 더 의미있게 느껴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 배우와 간략 줄거리

김혜경역에는 전도연 씨가, 재곤 역에는 김남길 씨. 그리고 박준길 역에는 박성웅 배우가 맡았으며, 감독은 오승욱입니다.

 

혜경의 애인 준길은 혜경을 위해서 황충남을 살해하고 잠적합니다. 

재곤은 준길을 잡기위해 혜경의 집앞에서 잠복하고 지근 거리에서 미행을 합니다.

게다가 혜경에게 더욱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혜경이 일하는 술집 '마카오'의 영업부장이라고 속이며 자신의 이름을 이영준이라고 합니다.

 

잠복과 미행, 그리고 영업부장이라는 직합을 갖고 혜경 가까이에서 그녀를 지켜보고 부딯히는 재곤은 자기도 모르게 혜경이 마음속으로 들어옵니다. 혜경 또한 그런 재곤이 신경쓰이고 어느덧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서로는 일시적이고 충동적이지만 몸을 나눕니다. 

 

그러나 서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있지만, 사랑할 수 없는 사이란 것을 잘 알고 있는 두 사람입니다. 

 

혜경의 입을 통해 준길의 계획을 알게 된 재곤은 다른 형사들과의 공조를 통해 준길을 잡게 되고 그런 과정에서 총으로 준길을 쏩니다. 

 

3. 자연스럽게 떠오른 영화 영화 <헤어질 결심>

잠복과 미행 그리고 일로 부딯히는 사이가 되면 자기도 모르게 상대방의 마음을 살피게 됩니다.

그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는 것만으로도 왜 저 사람이 저런 행동을 했는지 궁금해하고 그리하여 그것을 알게되었을 때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처음 박준길의 행방을 알고 체포하기 위하여 혜경을 미행하고 일부러 접근한 재곤이지만, 혜경의 행동을 통한 속마음을 조금씩 느끼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혜경을 이해하게 되고 그런 그녀가 서서히 자기의 마음에 들어오게됩니다. 

 

이런 면에서 이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상당히 닮았습니다.

두 영화의 주인공 모두 형사라는 점. 그리고 그 상대방이 범죄자의 애인 또는 죽은자의 부인이라는 점도 비슷하며, 

헤어질 결심에서 박해일이 탕웨이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면서 묘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결국 그녀에게 빠져들어 버리는 설정도 아주 묘하게 닮아 있습니다. 무뢰한을 보셨다면, 그리고 보신다면, <헤어질 결심>도 꼭 보시라고 추천드립니다.

 

사랑할 수 없는 사이에서 시작은 거짓이었지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순간, 서로는 서로가 약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묘한 감정을 느끼지만 그것이 진짜 사랑인지, 잠시의 환상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서로는 끊임없이 흔들리고 흐트러져버리게 됩니다.

 

 

어학사전에서 무뢰한을 검색해보면 "일정하게 특별히 하는 일도 없이 여기저기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는 사람" 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의 진짜 무뢰한은 누구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황충남을 살해하고 도피생활을 하고 있는 박준길(박성웅님), 그런 박준길을 잡기 위해서 자신이 형사인 것을 속이고 혜경을 이용한 정재곤(김남길님), 박준길의 애인이지만 정재곤에게 마음이 열리고 몸까지 허락한 김혜경(전도연님). 어쩌면 이 셋 모두가 몸과 마음을 일정한 곳에 두지 못하고 흔들리고 떠도는 사람들입니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누구랄 것 없이 모두 무뢰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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