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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만이 알고 있는 세계의 비밀 이야기 <날씨의 아이>

by 알리뷰~ 2023. 3. 24.

1. 하레온나, 날씨요정, 날씨의 아이

올초 <슬램덩크>에 이어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인 <스즈메의 문단속>이 인기몰이를 하고있다고합니다.

당장 극장으로 달려가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현실의 옥쇄에 갇혀사는 직장인은 업무와 가정에서의 한가한 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다음에 리뷰를 하는 것으로 하고, 오늘은 같은 감독의 이전 장편 애니메이션인 <날씨의 아이>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중요한 날, 여행을 떠난 날, 모든 특별한 날에 좋은 날씨가 따르는 사람을 우리는 날씨요정이라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날씨요정과는 정반대입니다.)

이 날씨요정을 일본말로는 하레온나라고 합니다. 

오늘을 더욱 특별하게 하기 위하여 날씨는 필수입니다. 

기분이 별로였다가도 맑고 깨끗한 하늘을 보게 되면 기분이 한결 좋아지고 마음이 여유로와집니다.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고 흰 구름이 떠가고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 날이라면 저절로 콧노래가 나오고 몸과 마음은 살짝 흥분되기까지합니다. 

 

반대로 추적추적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거세게 불거나 검고 무거운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는 날이면

연애를 해도, 좋은 것을 보고 맛있는 것을 먹어도 기분이 나지 않습니다. 제 마음도 덩달아 차가워지고 무거워지는 듯합니다.

 

우리에게, 우리의 일상에서 날씨는 곧 삶의 일부입니다. 

 

쉬지않고 매일매일 비가 쏟아지는 도쿄. 그곳에서 맑은 하늘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하레온나가 있습니다.

날씨의 아이는 하레온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애절한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2. 감독과 등장인물, 그리고 줄거리

날씨의 아이 감독은 신카이 마코토입니다.

우리가 아니 제가 이 감독님을 알게된 계기의 영화는 <초속 5센티미터>입니다. 

벚꽃잎이 떨어지는 속도가 초속 5센티미터라는 내래이션과 함께 시작되는 이 애니메이션은 저 개인적으로는 봄날의 햇살과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이때에는 감독의 이름이 크게 다가오진 않았는데 이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인 <언어의 정원>과 <너의 이름은>을 보면서 현재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이끌고 있는 독보적인 감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른 이의 말을 빌리자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은 연일 쉬지않고 줄기차게 내리는 비를 그치고 맑은 하늘을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 히나(맑음소녀)와 시골인 고즈시마의 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가 자유를 찾아서 도쿄로 오지만 노숙자 신세가 되어버린 모리시마 호다카입니다. 

조연으로는 도쿄로 향하는 배 갑판에서 호다카를 우연히 구해준 스가 게이스케와 스가와 함께 일하고 있는 나츠미가 있습니다.

 

"이것은 나와 그녀만이 알고 있는 세계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다."

 

2020년의 도쿄는 비가 그치는 날이 하루도 없이 연일 계속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비가 거세게 내리는 날 투병중인 엄마가 있는 병원의 병실에 있던 소녀(히나)는 문득 창밖의 빛기둥을 보게되고

빛기둥이 닿은 곳을 무작정 따라갑니다.

그곳은 어느 건물의 옥상이었는데 햇살은 가득하지만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소녀는 그곳에서 무심코 간절히 기도하며기둥 문 아래를 지나가는 순간 순식간에 빛줄기는 위로 향하고 

소녀도 하늘을 향해 빗방울과 함께 유영합니다. 

자유를 찾아 시골에서 도쿄로 온 호다카는 배 갑판에서 자기를 구해준 스가가 대표인 K&A 플래닝에서 일을 합니다.

 

하레온나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는 업무를 맡은 호다카는 자기가 노숙할 때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던 히나가 바로 하레온나라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하레온나의 능력을 이용하여 맑은 날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맑은 날을 만들어줍니다.

이런 소문은 금새 퍼저 맑은 날을 만들어달라는 의뢰는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그러나 히나가 맑은 날을 만들수록 히나의 몸은 점점 액체처럼 변하고 하늘의 제물이 된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결국 히나는 하늘로 사라지고 호다카는 히나가 투병중인 엄마를 위해 하늘을 맑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건물의 옥상에 올라가 간절한 마음으로 히나를 한번만 보고싶다고 기도를 하게됩니다. 

기도는 기적처럼 이뤄지고 히나와 호다카는 하늘에서 재회를 합니다. 

 

3. 총평

자연이 주는 재난은 지금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튀르키예 지진으로 5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사망하고 부상자와 이재민들의 수가 셀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 영화는 쉬지 않고 비가 내리는 도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재난과도 같은 상황에서 재난에 대처하는 자세를 직접적으로 설명하진 않지만 영화의 후반을 보면 그대로 순응하고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태초에 이 지구가 태어났었을 때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말하면서 말이죠.

 

수년 전 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던 어느 해에 저는 가족의 허락을 받고 3박 4일이라는 짧은 일정으로 혼자만의 도쿄 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구글 지도를 보며 돌아다녔던 도쿄 스카이 트리, 도쿄타워, 그리고 신주쿠역이 이 애니메이션의 배경으로 등장합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혼자 여행했던 그 때가 떠올랐고, 문득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무척 많이 들었습니다.

다시 가게 된다면, 영화의 또 다른 배경들인 시바공원, 요요기 회관, 이케부쿠로역, 그리고 맥도날드 세이부 신주쿠역점을 방문해볼 것입니다. 

 

제가 영화를 기억하는 또 다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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