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크린에서는 폭망했지만, 넷플릭스가 살릴 수 있을까?
2022년 11월 말에 개봉한 이 영화 <압꾸정>은 마동석을 앞세우고 TvN의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정경호를 두 주인공으로 만든 코미디 영화입니다.
마동석의 이전작품은 코미디든 액션이든 믿고보는 마블리였었습니다. 그래서 작품이 크래크업 된다고 하였을 때부터 개봉일자를 알리고 영화 홍보에 들어갈 때까지는 아마도 영화를 사랑하고 마동석을 아끼는 분들이었다면 모두 기대를 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영화가 개봉되고 나니 이도 저도 아닌 영화임을 알게되었고, 그동안 마동석이 보여준 특유의 코믹함과 유쾌함. 그리고 시원하고 통쾌한 것들이 하나 없는 밋밋함 그 자체의 영화여서 관객들이 기대가 컸던 것보다 실망은 두 배, 세 배이상 커지게 만든 영화가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관객들은 외면하였고, 이 영화는 관객수 60만명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내고 단기간에 극장 스크린에서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렇게 스크린에서 참담하게 실패했던 영화 압꾸정이 넷플릭스로 돌와왔습니다.
사실 저도 영화관에서는 보지 않은 영화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보려고 해도 하도 빨리 극장에서 사라져서 볼 수가 없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제공한 압꾸정은 2023년 3월 13일 현재 대한민국 TOP 10 영화 순위에서 당당히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제공을 시작한 지 이제 며칠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순위는 별 의미없어 보이지만, 그럼에도 1위라니 좀 의아스럽긴 합니다. 임진순 감독이 이제서야 조금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어떤 영화이길래 이런 혹평이었는지 간단하게 줄거리를 말씀드리겠습니다.
2. 간략 줄거리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2007년 한국입니다.
깨어있는 생각과 미래를 앞서보는 능력을 가진 강대국(마동석)은 이렇다할 직장도 직업도 없는 동네 건달 수준의 백수입니다.
다만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현재보다는 미래 먹거리를 내다볼 수 있는 특별한 혜안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특별한 혜안과 더불어 누구라도 혹 할 수 있는 입담과 무대포 정신까지 무장되어 있습니다.
자기가 갖고 있는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그 사람들과의 인맥을 쌓고 사람과 사람들 사이을 연결해주며 생활하고 있는 강대국은 자기의 사업을 기획하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성형사업이었습니다.
과거 성형계에서는 신의 손을 가진 전문의였지만 욕심 때문에 의사 면허는 취소되고 병원도 빼았기고 사채빛에 허덕이는 지우가 필요한 대국은 지우의 사채빚을 해결해주고 가짜지만 의사면허증까지 만들어줘서 지우를 다시 성형업계에서 최고로 설 수 있도록 해줍니다.
계속 계속 새롭게 나오는 아이디어로 지우를 일약 스타로 만든 대국은 왕서방, 아니 왕회장이라는 중국 큰손 투자자에게 의료관광을 위한 타운조성 제안을 하고 왕회장이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영화여서 대국의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대국과 지우를 모략하는 배신자들의 괴략에 빠져 대국과 지우는 서로를 의심하게 되고 끝내 둘은 예상하지 못한 결말을 맞게 되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 됩니다.
3. 총평
앞서 말한대로 믿고 보는 배우였던 마동석,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인지도를 높인 정경호,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찰진 연기를 선보이는 오나라, 그리고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오연서까지, 감독과 제작사의 설명대로 탄탄한 배우들을 캐스팅하였음에도 이 영화가 실패한 이유는 너무 마동석만을 믿었기 때문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직 마동석에 의한, 마동석을 위한 영화 같았습니다. 그런데 마동석은 이미 너무 많이 소모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더 이상 신선하지 않았고 영화의 설정된 캐릭터처럼 신박하지도 아이디어가 넘치지도 않았습니다.
게다가 스토리도 탄탄하지 못하였고 패밀리십으로 뭉친 감독과 배우들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배우들과의 합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영화를 고르고 영화관을 찾아가고 소중한 시간을 공들인 영화 마니아들은 자신이 들인 공만큼의 기대를 앉고 극장의 자리에 앉는데 이 영화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에 공개된 지 며칠동안 영화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냥 집에서 또는 노트북이나 태블릿 PC, 그보다도 더 작은 휴대폰 화면을 통해서 시간 떼우기 용으로는 나름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들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시간이라는 시간을 집중하면서 보고싶지는 않지만, 잠자리에 누워 원하는 장면만 원하는 속도로 조정하고 스킵하면서 잠 못 이루는 이 밤 나를 외롭지 않게 해주는 그런 용도로는 나쁘지 않기 때문 아닐까요?
오늘, 지금이 심심하시다면 이 영화 추천합니다. 단 기대는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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