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송가인 어머니 무녀 송순단
TV조선에서 방영한 미스트롯 초대 우승자 송가인의 고향은 전라남도 진도입니다. 진도하면 바로 떠오르는 유명한 것이 있습니다. 하나는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되어 있는 진돗개이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진도 씻김굿입니다.
진도 씻김굿은 대한민국 국가 무형문화재 제72호인데 송가인의 어머니 송순단 명인이 이 씻김굿의 전수교육조교입니다.
송순단님은 1959년 진도군 지산면의 고길리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어머니인 여금순님은 진도 지산면의 무당이었는데, 송순단님은 젊은 시절에 엄마인 여금순님, 오빠와 아이의 죽음을 가슴 깊이 묻으며 아주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다 결국 송순단님도 그녀의 어머님과 같이 내림굿을 받고 무당이 되었습니다.
무당일을 하면서 세습무계이면서 내림굿 무녀이기도 했던 이완순에게 입문하여 오보살의 법제를 받고 이완순의 율격을 받습니다.
어린시절에 겪었던 가족의 죽음과 갖은 곡절과 환란 등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무업의 전통을 세우게 됩니다.
2001년도에 진도 씻김굿 전승교육사(조교)로 지덩되면서 이후부터 아주 왕성한 활동을 펼칩니다.
국립국악원, 국립남도국악원, 전주의 국립무형유산원 등에서 진도 씻김굿 공개 발표회 및 세월호 추모공연 등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소리로 하늘을 울리고, 땅을 울리고, 보이지는 않지만 찾아오는 신들을 울리고, 관객들인 사람들의 마음을 소리로 울리고 씻기는 연행 활동을 꾸준하게 지속합니다.
더불어 해외 초청 공연 참석 등을 통해 대한민국과 진도의 민속예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며 현재까지 씻김굿의 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명인 송순단의 소리는 지상의 혼령들을 일깨우는 소리이며, 남도 전통의 육자배기토리 선율이라는 평판을 듣고 있습니다.
절제와 단아함이 공존하는 춤사위와 애절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녀의 소리로 굿을 이끌고 만드는 능력이 그 누구보다 탁월해 이 새대 최고의 씻김굿 무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2. 진도 씻김굿
진도 씻김굿은 조상이나 성주 등 가신에게 굿의 시작을 고하는 신고식의 안당부터 초가망석, 손님굿, 제석거리, 액막음, 고풀이, 씻김거리, 희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길닦음 순으로 시작되고 끝을 맺습니다.
안당굿은 앞서 설명한 대로 굿의 시작을 알리는 신고식입니다. 보통 큰 방이나 대청마루에서 시작합니다.
무녀가 징을 가볍게 두드리며, 굿하는 장소와 의뢰자의 정보 등을 읇는 형식입니다.
초가망석은 신과 망자를 초청하여 본격적으로 굿을 시작하는 절차입니다.
전형적인 남도소리인 육자배기목의 진양조 느린 장단으로 노래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래전에는 천연두와 홍역 등을 마치 손님처럼 임하는 질병으로 여겼습니다.
손님굿은 이런 손님처럼 찾아오는 질병을 퇴치하는 굿이기도 하고, 망자의 친구들을 손님처럼 모시고
즐겁게 해드린다는 이중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장구를 든 무녀가 장구 선율에 의지해 역신과 망자의 친구들을 맞이하는 자태가 아주 장엄합니다.
제석거리는 제석을 맞이하고 살아있는 자들의 재복과 영화를 비는 굿입니다.
군웅과 조상에게 축원하고 액을 막습니다.
제석굿의 말미에는 액을 막아내기 위한 액막음 굿을 하는데 이 부분을 기점으로 비로소 망자를 위한 고풀이와 씻김거리가 시작됩니다.
고풀이에서의 고는 이승에서 풀지못한 매듭을 상징합니다. 풀리는 매듭과 무녀의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 마음속에 묶여있던 애환들이 풀리는 신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고풀이가 끝나면 망자의 새옷을 넣어 만든 영돈마리를 세우고 쑥물과 향물, 그리고 맑은물로 씻는 굿을 시작하는데 이 씻김거리가 진도 씻김굿을 하이라이트이며, 그렇기 때문에 진도 씻김굿이라는 명칭이 되었다고 합니다.
영돈마리는 영(혼령)을 돗자리에 넣어서 말았다는 뜻입니다.
마지막으로 망자를 천상으로, 극락세계로 보내는 마지막 절차인 길닦음으로 굿은 끝이 납니다.
3. 관람후기
2023년 2월 11일.
서울시 남산자락에 자리한 서울남산국악당에서 무녀 송순단 명인님의 진도 씻김굿 완판 공연을 봤습니다.
송순단님의 진도 씻김굿 앨범 발매기념으로 마련한 공연인데, 딸인 송가인과 오빠인 조성진씨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하고
실제 이날 객석에서 송가인씨도 자리해서 공연이 끝날 때까지 함께 했습니다.
3시간의 긴 공연이었는데 본래 진도에서 행하는 씻김굿은 밤새 해도 부족할 굿이라고 합니다.
죽을 자를 위해 정성을 들이고,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기원을 동시에 드리는 것이 굿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저는 공연을 보면서 오래전에 돌아가신 할머님 생각이 많이 났었고, 중간중간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함께 연주하고 소리해준 국악공연단 '바라지'의 선율도 아주 깊고 마음을 울렸습니다.
굿하면 무섭고 기괴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무당이 하는 굿은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무형문화재인 진도 씻김굿은 나라와 백성의 역사를 이어오는 큰 전통입니다.
언제 또 송순단 명인이 공연을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시 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들께도 적극 추천합니다.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두번 보면 더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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