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봄날의 햇살 같은 따뜻한 영화
2023년도 2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내일이 삼일절 휴일이라 늦은 밤 TV를 켜고 넷플릭스에 접속했습니다.
밤은 길고 내일은 쉬는 날이니 뭐 볼거 있나 싶어 리모콘을 조작거리는데 이 영화 '치히로 상'이 보입니다.
오늘 자 대한민국 영화 순위 2위에 랭크되어 있다는 안내와 함께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라고 합니다.
'내일, 아니 자정이 지났으니 오늘이 삼일절인데 일본영화라니...' 이런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어느덧 시작 버튼이 눌러졌고 영화는 시작되었습니다.
치히로 상의 감독은 이마이즈미 리카야입니다. 일본 로맨스 장르에 새로운 바람을 선도하는 감독이라고 합니다.
사실 저는 일본 영화(드라마)를 그리 자주 보는 편은 아니여서 배우도, 감독도 잘 모르는데,
이 감독님이 2020년 4월에 개봉한 <사랑이 뭘까>는 당시 개봉했던 <어벤저스: 엔드 게임>을 제치고 일본 리뷰사이트 관객만족도 94%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탄탄한 원작과 섬세한 연출로 당시 역주행 신화를 이뤘다고 하던데 조만간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인공인 치히로 상 역에는 아리무라 카스미라는 배우가 맡았습니다. 1993년 2월 생으로 올해 서른살입니다.
2010년도에 데뷔하였고, 2017년도에는 일본에서 발매된 잡기의 메인 커버에 가장 많이 선정된 배우로 뽑혔었습니다.
큼지막한 이목구비와 싱긋 웃는 미소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치히로 상>에서도 마음이 따뜻한 치히로 역을 아주 훌륭히 소화해 낸 것으로 보이고, 역시나 웃는 모습은 청순하고 아름다웠습니다.
2. 줄거리
노코노코 벤또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치히로는 전직 마사지 걸이었는데, 그녀는 이 사실을 숨기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떳떳하게 밝히고 있는 솔직하고 순수한 사람입니다.
치히로는 벤또 가게에서 일하면서 그녀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위안을 주고 사랑을 주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입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저역시도 그녀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고 받을 수 있었습니다.
치히로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고등학교 여학생인 쿠니코는 치히로를 동경하 듯 치히로 몰래 치히로의 일상 모습을 파파라치처럼 스마트폰으로 담고 있지만, 치히로는 그 사실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마을을 돌아다니는 집도 절도 없는 노숙자 할아버지, 아빠없이 엄마와 함께 살지만 엄마가 귀가할 때까지 혼자인 초등학생 마코토, 과거에 함께 업소에서 일했던 바질이라는 언니, 그리고 벤또까게 사장님과 눈이 보이지 않아 병원에 있는 사장님의 와이프.
모두 치히로 주변에 있는 사람들로 마음은 따뜻하지만, 저마다의 깊고 얕은 상처가 있고 사연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치히로는 이 사람들에게 자기가 갖고 있는 온기를 나눠주고 가식없이 진솔한 마음으로 그들을 보둠어줍니다.
영화는 이렇게 잔잔하지만 따뜻하고, 큰 사건이나 굴곡이 없지만 그 안에는 우리의 일상과 같은 소소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갑니다. 자칫 진부하고 하품이 나올 정도로 졸린 영화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고 은근히 몰입하게 만드는 신기한 힘을 가진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3. 총평
영화의 초반 느낌에서 왠지 모르게 홍상수 감독이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라는 영화를 다시 본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였을까 싶지만, 왠지 홍상수 감독의 영화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편하게 볼 수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선입견과 편견이 없으면 무엇이든, 어떤 사람이든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선입견과 편견이 들지 않기까지는 수없이 많은 일들과 사람들을 만났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선입견과 편견을 갖게되고 경험했을테지만요.
"상대방이 누군지 모르면 마음이 불편하지 않아요?" "어떤 사람인지는 눈을 바라보면 알 수 있거든"
"우린 모두 다른 별에서 왔다,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사람의 몸은 물 위에 뜨게 되어있다. 몸부림치지 않으면 물에 뜨지만 살려고 버둥대면 가라앉고 말지"
많은 대사중에 기억에 남는 지문들입니다.
3월의 첫날입니다. 아직 바람은 쌀쌀하지만 봄 내음이 나는 것 같습니다.
봄날의 햇살 같이 따뜻한 영화 <치히로 상>, 살랑이는 바람을 느끼면서 감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위로가 필요하고 온기가 가득한 당신에게 추천해드립니다.
당신은 어느 별에서 왔나요? 저와 같은 별에서 온 사람이 맞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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