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오월도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2023년도가 시작된 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써 6월이라니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갑니다.
부처님오신날 대체휴무가 올해 처음 생겼는데 역시 쉬는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것 같습니다.
아침 출근에 대한 부담없이 지난밤 편하게 넷플릭스 영화를 볼 수 있었네요.
어젯밤 본 영화는 너무 뻔한 제목이여서 뻔한 결말일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보기를 망설였던 <내 이름은 마더>입니다.
니키 카로가 감독이고 마더 역할로는 제니퍼로페즈가 출연하였고 그 외는 그녀의 딸 조이 역에는 루시파에스가 맡았습니다.
1. 간략한 줄거리
특수부대에서도 특출났던 명사수 암살자 마더는 특수부대 상사인 에이드리언과 헥터를 이용하여 제대 후 제2의 인생을 설계할 기회를 잡으려고 했지만, 그들의 만행을 알게되었고 그 사실을 FBI에게 알려주며 도움을 요청합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이유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마더의 뱃속에는 아이가 자라고 있었기 때문에 태어날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였던 것 같습니다.
FBI와 면담 중 미행한 에이드리언 일당에게 FBI요원들이 살해당하고 마더도 죽을 듯 했지만 여기서 죽으면 영화를 만들 이유가 없었겠지요. 마더는 살아났고 아이도 무사히 태어납니다.
아이는 FBI의 보호아래 입양되고 마더는 1년에 한번 FBI로부터 아이가 잘 지내고 있다는 연락을 받으며 생활하게 됩니다.
헥터와 에이드리언은 마더를 죽이려 아이 조이를 인질로 삼으려 납치를 하였고, 마더는 아이를 구하기 위해 FBI요원과 함께 조이가 납치되어 있는 곳으로 가 조이를 구해내고 조이와 함께 숨어지내게 됩니다.
조이는 단번에 마더가 자기를 낳아준 엄마란 것을 알아채지만 쉽게 정을 붙이지 못하고, 마더는 조이가 스스로 자기 목숨을 지킬 수 있도록 과거 자기가 배웠던 훈련을 시킵니다.
마더와 조이가 거주하고 있는 곳을 알아낸 에이드리언은 부하들을 데리고 오지만 모두 마더의 손에 죽고, 조이는 양부모님의 품으로 돌아가고 마더는 그런 조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집을 얻어 생활하게 되는 이야기로 끝이납니다.
2. 엉성한 전개, 느슨한 결연성, 모든 것들이 부족한 마더
영화의 시작부분은 나름 긴장감도 있고 볼만했는데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금방 시시해져버렸습니다.
마더와 헥터, 에이드리언의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의 보여줌이 거의 없다시피 하니 왜 저들이 저렇게 싸우고 있는지,
심지어 조이를 왜 납치하고 죽이려 하는지에 대한 결연성과 이유가 전혀 와닿지 않았습니다.
또 조이와 마더와의 관계도 밋밋한 느낌이었습니다.
십여년만에 처음만난 두 모녀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왜 자기를 버리게 되었는지, 왜 딸을 버릴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마더와 조이가 이해하고, 그럼으로써 관객도 그것에 몰입하고 감정이입을 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은 전혀 보이지 않아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아마 미국영화라서 그런 듯한 느낌이 들었네요.
영화의 끝부분 액션신도 너무 엉성하고 말도 안되는 설정이여서 어이가 좀 없었습니다.
영화의 쫄깃한 맛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다급하게 결론을 내버리더라구요. 심지어 결말은 더더욱 우리 정서와도 맞지 않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뭔가 어설프고 엉성한 영화라고 생각들었습니다.
어떻게 이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대한민국 탑 10 영화에 오랫동안 순위안에 있는지 잘 모르겠고,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마 저처럼 모두 낚였기 때문인가요?
3. 엄마에 대한 다른 세계관
이 영화에 대해 실망하고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어쩌면 제가 미국 정서를 잘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생각하는 엄마는 이 영화에서처럼 단순한 모성애, 단순히 아이를 지키겠다는 신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왜 내가 이 아이를 지켜야하고 그럴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서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 영화는 이 서사를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와 미국의 엄마를 바라보고 엄마에 대한 세계관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를 보면 단번에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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