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워맨스가 돋보였지만 뻔한 내용의 전형적 K드라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여배우인 김희애와 문소리의 워맨스가 돋보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퀸메이커>가 공개되었습니다.
평소에도 정치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고 정치 영화나 드라마는 꼭 챙겨보는 편이여서 기대가 상당했습니다만,
드라마에 대한 한줄 평을 하자면 너무나 뻔하고 매회 다음 상황을 짐작할 수 있고 짐작한 대로 보게되는 구조여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는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2. 등장인물과 누구나 예측할 수 있었던 줄거리
은성그룹의 전략기획실장이었던 황도희(김희애)는 그룹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 거리들을 해결하고 회장인 손영심(서이숙)의 총애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었으나, 그룹의 둘째 사위인 백재민(류수영)의 비인간적인 행동과 그룹 오너들의 무책임하고 더러운 태도에 충격을 받고 회사를 그만둡니다.(드라마에서는 사직서를 쓰던 도중 퇴사 발령이 납니다.)
노동 인권 변호사인 오경숙(문소리)은 사람을 좋아하고 약자를 생각하는 정의로운, 오직 앞만보고 달려가는 사람으로 별명이 '코뿔소'입니다. 은성그룹에서 부당하게 해고당한 노동자들의 복직을 위하여 은성그룹 옥상에서 투쟁을하다가 황도희를 처음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세계에서 생활하고 있던 황도희와 오경숙은 한배를 타게 되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백재민을 상대로 승리하기 위해 온갖 고통과 정치공작의 방해를 뚫고 결국 승리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 외 등장인물로는 은성그룹의 큰 딸인 은서진(윤서진), 백재민의 와이프이자 은성그룹 둘째딸 은채령(김새벽), 전략기획실 소속 직원으로 성공을 위해 백재민과 내연 관계가 되고 백재민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는 국지연(옥자연)이 있습니다.
1화에 등장하는 김새벽씨의 미친듯한 눈빛 연기는 땅콩회황으로 떠들썩 했었던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모습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아 소름돋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신선했고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라고 생각듭니다.
또, 3선 의원으로 국민개혁당의 서울시장 후보였다가 자기 꾀에 자기가 고꾸라져 사퇴한 서민정(진경), 백재민을 당선시키기 위해 손영심이 기용한 선거계의 전설적인 인물인 칼윤(이경영)과 마지막 장면에 잠깐 등장하지만, 그 짧은 등장만으로 카리스마가 넘쳤던 정진영 씨, 그외 여러 조연들의 연기도 볼만 했습니다.
3. 권선징악, 인과응보의 스토리지만 계속 보게되는 드라마
초반 황도희와 오경숙이 만나게 되는 스토리를 보여주는 것 까지는 좋았습니다.
각 인물들에 대한 배우의 표현도 상당히 좋았고 볼만했으며 드라마의 이야기도 꽤 흥미롭게 느껴졌었습니다.
그러나 드라마 전개가 오경숙이 황도희와 손잡고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면서 상대후보인 서민정과의 쟁탈과정, 그리고 백재민과의 선거과정의 스토리는 장기판의 장군 멍군과 같이 한대 치면 방어하고 되치는 구조가 반복되니까 반전은 없고 지루하기만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다음 장면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며 심지어는 다음 대사까지도 제 생각과 같이 말하는데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며칠전에 리뷰한 영화 스위치에 대해서도 뻔한 내용의 영화라고 평을 했었는데 공교롭게도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뻔한 스토리도 문제라고 생각들지만, 출연 배우들에 대한 아쉬움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김희애 씨는 매 작품마다 최선을 다하고 더할나위 없이 좋은 여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늘 한결같은 캐릭터인 것 같아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이전에 한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지선우 느낌이 이 드라마에서까지 이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연기는 신선하지 않았고 김희애의 매력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으며, 그러면에서 미스 캐스팅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이경영 씨도 매번 같은 이미지여서 역시나 미스 캐스팅이라고 생각됩니다.
처음 등장할 때는 제법 강렬하고 압도적이여서 탄성이 나오지만 그 순간은 아주 짧고 이후 등장씬마다는 너무나도 진부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에서는 왜 이 캐릭터가 등장했을까 하는 의문이 더 들었습니다.
차라리 황도희가 나간 자리를 꿰찬 국지연(옥자연)의 비중을 늘려 황도희와 국지연의 두뇌싸움과 정치쇼를 보여주었다면 보다 더 신선하고 재밌게 전개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드라마 공개 타이밍도 무척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내년(2024년) 4월이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달인데, 공개 타이밍을 내년 초로 했으면 같은 내용이여도 대중의 관심을 더 많이 받고 더 많은 이슈가 될 수 있지 않을까는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보기 시작하면 11화까지 계속 볼 수 밖에 없는 드라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권선징악, 인과응보 구조의 서사를 뻔하다고 말하면서 내심 나쁜 사람들이 죗값을 달게 받길 바라고, 그렇게 흘러가길 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면에서는 대한민국 시청자들의 입맛을 알고 만든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두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의미를 줄 수 있습니다.
드라마 속 오경숙의 대사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같이 탐욕과 혐오를 넘어 두려움 없이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자기만의 길을 가는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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